부부,가족

부부 워크숍

송담(松潭) 2017. 12. 27. 11:39

 

부부 워크숍

 

부부 일러스트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미지 출처 : 그리다

 

 

 우리 부부는 매년 둘이서 부부 워크숍을 한다. 작은 펜션을 빌리거나 그것도 여력이 안 될 때는 가까운 공간에 앉아 대화를 시작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동시에 새로운 해의 목표를 세우는 가족의 정례 행사인 셈이다. 워크숍의 진행은 주로 내가 맡는데 방식은 단순하다. 일단 몇 개의 질문을 준비하고 답을 포스트잇에 작성한다. 그러고 나서 서로에게 묻고 답하며 질문을 이어간다.

 

 질문이라 하면,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한 해 동안 우리 가족에게 의미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

 목표별로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인가, 그 이유는?

 서로에게 고마웠던 일은? 미안했던 일은?

 내년에 염두에 두어야 할 가족의 가치는 무엇인가?

 당신의 내년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

 어떻게 서로 도와줄 것인가?

 성공하면 어떻게 축하할 것인가?

 

 

 이 시간을 고집하는 이유는 참여와 책임을 높이기 위해서다. 부부는 하나라고 하지만 일상을 살다 보면 얼굴 마주칠 시간도 빠듯하다. 그 시간을 꼭 해야 할 말들로 우선 채우다 보면 매일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헷갈리게 되고 무엇을 서로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망설이다 오해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시간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꺼내어 정리하고 기록해 두면 이전과는 다른 연대의식이 생긴다. 우리가 얼마만큼 왔는지 돌아보고 또 얼마나 갈 수 있는지 묻고 말하는 사이 부부의 협력체계가 풀가동된다. 그 힘으로 가족은 또 한 해를 달린다.

 

 함께 멀리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깊게 참여시키고, 공을 들여 키워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질문만큼 귀한 기술도 없다. 성급하게 길을 알려주지 말고 자신의 두 다리로 걷고 뛸 수 있도록 질문해주자. 그래야 달콤한 결과를 스스로의 성취라고 느낄 수 있다.

 

김윤나 / ‘말그릇중에서

 

 

'부부,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장(匡章)은 불효자인가  (0) 2018.05.08
부모와 자식, 두 개의 세상  (0) 2018.01.17
뒤늦은 후회  (0) 2017.12.18
기분 좋은 아버지  (0) 2017.10.08
극한상황에서도 부부는...  (0) 2017.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