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족

부부가 함께 살 수 없는 경우가 생길 때

송담(松潭) 2011. 12. 2. 10:21

 

 

 

부부가 함께 살 수 없는 경우가 생길 때

 

 

   

 젊은 부부가 목사님을 찾아가 이혼문제를 놓고 상담을 했다. 참고 지내라고 아무리 말려도 막무가내다. 그런데 하나밖에 없는 아이는 자기가 맡겠다고 서로 고집이다. 생각다 못한 목사님이 새로운 제안을 했다. 그러면 차라리 아이를 하나 더 낳아서 하나씩 데리고 헤어지면 될 거 아니냐고, 부부가 동의를 하고 함께 돌아갔다.

 

 1년쯤 되는 어느 날, 목사님이 길에서 그 부인을 만났다. 반색을 하더란다. 그 후에 아이 하나 더 낳고 헤어졌느냐고 물었더니 못 헤어졌다고 웃으면서 대꾸하더란다. 출산을 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왜 이혼 안 했느냐고 물었더니 글쎄 말예요, 쌍둥이를 낳았지 뭐예요. 또 숫자가 안 맞아 이혼 못했지 뭐예요.” 하면서 행복한 웃음을 짓더란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끼리 결혼을 해도 살다 보면 장점보다 단점이 터져나오게 마련이다. 맞는 점보다 안 맞는 점이 더 눈에 뜨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피차 불완전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스카 와일드는 올바른 결혼의 기초는 상호 간의 오해에 있다고 익살을 떨고 있다. 피차 서로 오해해서 결혼하지 속속들이 다 알고 나면 이 세상 남녀 중에 몇 쌍이나 결혼하겠느냐는 말이다.

 

 막상 결혼을 하고 난 다음 도저히 함께 살 수 없는 경우가 생길 때 사람들은 대체로 세 가지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첫째, 헤어진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쉽게 이 방법을 택한다. 그러나 헤어지게 된 원인의 반이 내게 있는데 그 심성으로 다른 사람을 만나 살아도 비극은 계속되게 마련이다.

 

 둘째, 상대방을 내 마음에 맞게 뜯어고치려고 일생 고생한다. 남자는 완력으로, 여자는 바가지로, 그러나 상대가 변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마치 새지 않는 그릇에서 물새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일생 헛수고다.

 

 셋째, 상대방을 있는 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내가 상대에게 맞추려고 노력하고 변화해 간다. 그러면 어느 날엔가 상대가 서서히 변화해 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단점이 있다. 단점은 아무리 지적해도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서로 관계에서 둘의 장점이 합해지면 좀더 나은 인생을 꾸려 갈 수 있다. 배우자의 단점이 보이면 그 단점을 고치려 하지 말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연약함을 도와주어야 행복한 부부가 될 수가 있다.

 

 마지막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끝으로 행복한 부부라는 시를 소개한다.

 

처음 눈길을 맞춘 이후

난 나의 반쪽이

완전히 나와 같은 모습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기에 때론 왜 나를 닮지 않았느냐며

공연한 트집을 잡아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때론 문득문득 피어나는 미련으로

또 나와는 전혀 다른

나의 반쪽을 싸고 있는 주변 환경들을 보면서

혹시 잘못 찾은 것을 아닌가

생각도 했었습니다.

 

무수한 세월을 지나

그 아픈 가슴 추스를 엄두조차 내지 못할

지금에서야 이 아둔한 사람은 알았습니다.

 

나의 반쪽은 별과 바람과 구름 속에

시와 소설, 음악과 영화 속에 있는 것이 아니며

나와 똑같은 모습이 아닌

오히려 나와 다른 모습으로

나의 날카롭고 모난 부분을 감싸주며

부족한 부분을 매워 주는

바로 내 눈앞의 당신이라는 것을

 

 

김재영 / 광주성안교회 담임목사

(2011.12.2 광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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