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가요

송담(松潭) 2011. 10. 7. 16:28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가요

 

 

   

 사람은 모두 꿈을 가지고 산다. 병고자는 건강, 빈궁자는 영득복장, 무자자는 속득생남, 사업자는 사업번창, 학업자는 일취월장, 무직자는 취업성취, 시험자는 고득점 등 간절한 꿈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내일의 나의 소원도 꿈이라고하고 잠잘 때 꾸는 꿈도 꿈이라 한다. 그것은 예로부터 잠잘 때 꿈은 인간의 영적인 활동이며 미래에 일어날 어떤 사건의 전조라고 믿었기에 소원도 꿈이라 하고 잘 때 꿈도 꿈이라 하였다. 꿈은 컬러와 흑백이 있고 길몽과 흉몽이 있다. 흑백보다는 컬러가 좋고 꿈을 해석하는 것을 해몽이라 하고 내일을 점치는 것을 몽점이라 한다.

 

 현재를 생활하면서도 어떤 일에 있어서 원인과 결과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밝혀야 그 일을 추진함에 있어 성공할 수 있듯이 꿈도 해몽을 정확하게 하여야 길하다.

 

 꿈이나 현실이 다르지 않다. 한평생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생각해 보라. 그 파란만장한 일들은 다 꿈속 같다. 또한 우리가 어떤 기가 막힌 일들을 접했을 때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가는 때가 있다. 꿈속에서 어떤 슬픈 일이 일어났을 때 현실처럼 가슴 아파하는 고통의 아픔은 실제이다. 꿈속에서 꿈이라 말할 수 있고 느끼는 자 드물다.

 

 장자의 일화를 들어보자. 어느 날 장자가 나비가 되어 이 꽃, 저 꽃 희롱하는 꿈을 꾸다 깨달은 바 있었는데 나비가 장자 곧 자신임을 알았다. 그렇다면 장자가 꿈에 나비로 변한 것인가, 현재 나비가 꿈속에 장자로 변한 것인가? 장자가 곧 나비일 수 있고 나비가 곧 장자일수도 있다. 그래서 성현은 꿈을 꾸지 않는다고 한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범부중생은 꿈속에 꿈만 아니라 현실세계도 꿈속이라 했다. 짧은 시간의 일들을 꿈이라 한다면 무한한 생과 시간과 공간 속에서 볼 때에 현실이라 믿는 것도 눈 깜짝할 시간이다.

 

 금강경에 이르기를 함이 있는 모든 것은 꿈이나 허깨비 물거품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번개와도 같으니 반드시 이렇게 보아야 한다고 했다. 꿈은 우리의 집착한 생각과 함께한다. 밤에 꾸는 꿈만이 꿈이 아니라 우리의 한 생각 일어나는 것이 곧 꿈이다. 한 생각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 그것이 모두 꿈인 것이다.

 

 원효스님께서도 꿈을 현실에 비유해 설명한 적이 있다. 사람이 잠을 자다가 몸이 큰물에 떠내려가는 꿈을 꾸고 실제처럼 느낀다. 허나 이것은 단지 꿈인데 꿈인 줄 모르고 실제로 물에 빠진 줄 알고 매우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상태라도 문득 또 다른 꿈을 꾸어서 내가 지금 꿈일 뿐 현실이 아님을 알 수 있을 때가 있다. 마음이 총명하면 꿈속에서 꿈인 줄을 깨달을 수가 있다. 그러면 큰물에 빠진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그렇지만 아직 제 몸이 침상 위에 누워있음을 알지 못한다. 애써 노력하여 머리를 움직이고 손발을 움직여 완전히 깨어나면 현실이 아니고 꿈이었음을 안다.

 

 이렇게 하여 완전히 꿈에서 깨어났을 때 살펴보면 물에 떠내려가던 몸은 없다. 오직 침상에 고요히 누워있는 본래 자신의 모습뿐이다. 원각경에 마치 투명한 마니보주가 오색이 비치자 그 빛에 따라 각기 달리 나타나는 것이거늘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 보배구슬에 실제로 오색이 있는 줄 아는 것과 같으니라 하셨다.

 

그렇다. 무엇을 꿈이라고하고 무엇을 현실이라 하는가. 우리가 허상으로부터 깨어 있으면 현실이요 허상으로부터 집착해 있으면 현실도 결국 꿈속이다. 투명한 구슬에 오색이 나타나듯.

 

현지 / 무등산 원효사 주지

(2011.10.7 광주일보)

 

 

사진출처 : 유형민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