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과 콜래보노믹스(Collabonomics)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Uncertainty)이 엄습하고 있다.
2007년 나타난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그동안 지속됐던 세계경제 호황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이 여파로 신용경색과 금융시장 불안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유가와 곡물값, 원자재값 급등 현상이 터져 나왔다. 이어 세계경제는 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에 휩싸였다.
그러더니 약세를 면치 못했던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또다시 세계경제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 강한 달러는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미국이 다시 부상하고 일본과 유럽경제가 힘을 잃고 있다.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도 불안한 모습이다.
한국은 외국인이 떠나고 달러가 고갈되면서 9월 위기설이 대두된 가운데 주가, 원화가치, 채권값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하반기 경제는 물론 내년 경제전망까지 암울해지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와 한국경제가 불확실성의 2009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불확실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어떤 해법으로 위기를 헤쳐나갈 것인가.
매일경제신문이 오는 10월 14~16일 열리는 제9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제시할
콜래보노믹스(Collabonomics:Collaboration+Economics)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제안한다.
콜래보노믹스는 `협력의 경제학`을 뜻하는 말로 1+1=2가 아닌 3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21세기형 부창출 방정식이자 불확실성시대를 헤쳐나갈 해법을 의미한다. 즉 모두가 힘을 합쳐 난제를 해결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한 상생의 윈-윈 파트너십을 말한다.
20세기를 이끈 원동력은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세계화와 무한경쟁이었다. 신자유주의는 시장기능과 민간기능, 경제 자유방임주의, 글로벌라이제이션, 자유무역, 규제완화, 공기업 민영화, 자유시장 원리, 미국식 발전모델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지난 80년대 이후 세계경제 발전을 이끈 대명사로 간주됐다.
하지만 빈부격차와 환경파괴, 기후변화, 핵무기 확산, 물 부족, 고령화, 지역발전 불균형, 국가간ㆍ지역간 갈등 등 한 국가의 힘이나 일부 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지구촌 이슈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것들은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이슈들이며 점점 인류의 생존을 위협해오고 있다.
초(超)경쟁에 지쳐 있는 기업의 경쟁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기업 단독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자 내부 역량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획득하기 위해 외부와의 협력이 보편화하고 있다.
협력업체와는 물론 경쟁사, 고객, 정부, 협회, 대학, 시민단체, 연구소, 자치단체 등 이해관계자와 효율적이면서 개방적인 지식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오늘날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나아가 업종과 분야를 초월한 상생의 윈-윈 파트너십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결국 협력이 복잡한 지구촌 이슈와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해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최은수 차장 / 2008.9.10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이 던진 메시지(발췌)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 버티 어헌 전 아일랜드 총리,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 등 30개국 글로벌 리더 200여 명이 지난 14~16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9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한국 사회에 '알토란' 같은 제안을 쏟아냈다
< 미래경제 키워드 콜래보노믹스>
레빈 총장은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도 이제는 자국 위기를 혼자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세계적인 협력이 중요하게 됐다"며 "그런 의미에서 콜래보노믹스가 미래 경제에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독특한 가치(unique value) >
'경영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기업이 주가 급락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으며 장기적인 생존전략을 짜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포터 교수는 "특히 지금은 모니터를 끄고 주식시세 들여다보기를 중단하고,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략다운 전략'을 수립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 기업'이 되거나 '보다 싼값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목표로 하는 것은 전략이 될 수 없다며 '독특한 가치(unique value)'를 찾아내 포지셔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터 교수는 "최근 위기 상황에 대한 대책으로 '전사적인 비용 10% 감축계획'을 세우는 것과 같은 전사적 대응 방법은 기업을 단기간에 망하게 하는 재앙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사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독특하고도 복제할 수 없는 차별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모멘텀>
인시아드의 마케팅 대가 장클로드 라레슈 석좌교수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무한 성장을 추구하려면 고객 스스로가 찾아올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드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멘텀이란 제품 자체가 스스로 팔리는 힘을 갖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고객을 세심하게 관찰해 소비자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혼돈에서부터 고객 요구를 알아내기 위한 탐사가 시작돼야 한다"며 "수억 장이 팔리는 접착 메모지 '포스트잇'처럼 고객 요구만 잡아내면 대성공을 거둘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라레슈 교수는 "제품을 만들어 파는 시대는 지났다"며 "물건을 사고 싶은 감성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아이팟을 내놓으면서 애완동물처럼 쓰다듬는 MP3플레이어를 내놓았고, 닌텐도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게임기 '위(Wii)'를 출시했으며, 유아식 제조사 거버는 식품이 아닌 신뢰를 팔면서 유아 보험상품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뒀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 we 비즈니스 >
"e비즈니스에서 출발한 인터넷 비즈니스가 me비즈니스를 거쳐 we비즈니스로 발전해 가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소비자들 논의에 직접 참여해 'we비즈니스' 시대를 열어야 한다." 세계적인 인터넷 도서 판매몰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와 노키아, 마이스페이스 등에서 기술고문을 지낸 안드레아스 베이겐트 박사는 "me비즈니스가 이용자 개인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였던 데 비해 we비즈니스는 이용자들이 상호작용을 펼쳐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고 시장 흐름을 이끌어 간다"며 "이용자 참여와 소통을 중시하는 쪽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초점을 바꿔라"고 조언했다.
2008.10.21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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