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 바람

 

차가운 겨울 바람

차가운 겨울 바람을 피해 남쪽으로 가던 철새 떼가 있었다.

어느 날 옥수수 밭에 내려앉아 맛있는 옥수수를 마음껏 먹은 뒤에 이윽고 떠날 채비를 하였다.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가 한사코 같이 떠나지 않고 하루만 더 쉬었다가 가겠다고 했다.

맛있는 옥수수를 두고 떠나기가 아쉽기는 동료 새들도 마찬가지였으나 떠나기로 결심한 새들은 갈 길이 바쁜 것을 너무도 잘 알기때문에 미련을 둘 수 없었다.

그런데 남아 있는 한 마리의 새는 하루쯤이야 어쪄랴 하는 마음으로 출발을 미루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음 날 또 다시 마음이 변하였다.

떠나기가 섭섭해서 하루를 보내고, 피곤해서 하루를 보내고, 배가 불러서 하루를 보내고....

이러기를 며칠이 지나자 날씨가 차츰 추워져서 그제야 길을 떠나려 했지만 새는 하늘을 마음대로 날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 새는 날아가지 못하고 눈속에 묻혀서 죽고 말았다.

이것은 덴마크의 유명한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의 이야기이다.

키에르케고르는 결단의 시기를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가는 정작 성공과 실패, 생과 사의 기로에서 용단을 내릴 수 있는 용기를 잃게 된다는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