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詩, 글

해남에서 온 편지 / 이지엽

송담(松潭) 2008. 8. 4. 14:34

 

 

해남에서 온 편지 / 이지엽

 

 

 

남편을 여의고 시골에 혼자 사는 어머니가 수녀가 된 딸을 걱정하며 건네는 편지 형식의 이 절절한 사연은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통해서 더욱더 애틋한 감정을 자아낸다.

 

'아홉배미 길 질컥질컥해서/오늘도 삭신 쿡쿡 쑤'시는 어머니의 고단한 삶은 먼저 세상을 등진 남편과 자식 생각에 쌓인 그리움을 쓰디쓴 '쏘주' 한잔으로 달랜다.

 

우리의 마음 문에 작은 울림을 주는 삶의 무늬들은 '복사꽃 저리 환하게 핀 것이/혼자 볼랑께 영 아'까운 노모의 마음을 이어받아 쓸쓸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송희 / 시인

(2008.8.4 조선일보)


 

 

 

'아름다운 詩,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향산천에 고추잠자리   (0) 2008.09.17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0) 2008.08.25
별 / 공재동  (0) 2008.06.25
하느님에게 / 박두순  (0) 2008.06.12
담요 한 장 속에 / 권영상  (0) 2008.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