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詩, 글

별이 아름다운 까닭

송담(松潭) 2007. 9. 14. 16:59
 

 

별이 아름다운 까닭



 별에 대한 브라질 신화는 피비린내가 나지만 별이, 별빛이 아름다운 이유를 잘 말해 준다. 어느 날 여자들이 밭에서 옥수수를 수확해 빻을 때, 한 남자 아이가 옥수수를 몰래 훔쳐서 마을로 돌아왔다. 아이는 혼자 집을 보던 할머니에게 훔쳐온 옥수수로 과자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다른 아이들과 먹었다.


 막상 과자를 다 먹고 나자 도둑질을 한 아이들은 겁이 났다. 궁리 끝에 먼저 할머니의 혀를 잘랐다. 그리고 금강앵무새 한 마리의 혀를 자른 다음 다른 앵무새들을 모두 날려 보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고, 일이 더 커졌다. 아이들은 벌새에게 부탁해 마디가 있는 긴 넝쿨을 기어올라 하늘로 도망쳤다.


 마을로 돌아온 여자들은 아이들이 없어진 것을 알고 할머니와 금강앵무새에게 물어보았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때 한 여자가 넝쿨을 올라가는 소년들을 발견하고, 어머니들은 뒤를 쫓아서 오르기 시작했다. 이것을 본 맨 뒤에 있던 소년이 하늘에 닿자마자 넝쿨을 잘라 버렸고 어머니들은 땅에 떨어져 여러 가지 동물이 되었다. 그리고 벌을 받아 별이 된 아이들은 매일 밤 자기들의 행동 때문에 어머니들이 당한 불행을 내려다보아야만 했다. 밤하늘에 보이는 별의 반짝임은 사람이 사는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 아이들의 눈인 것이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 문제다.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큰 잘못이다. 아이들은 세상을 내려다보며 수없이 반성하고 뉘우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들에게 희망이 있다면 어머니를 비롯해서 그들이 두고 떠나온 세상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이렇듯 세상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아이들의 강렬한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에 밤하늘의 별은 아름답다. 그래서 오랜 반성과 화한 끝에 빛이 된 그 별빛을 쏘이고 나면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 때때로 고개를 들어 맑은 가을 밤하늘을 보며 행복한 성광욕(星光浴)을 해 보는 건 어떨까.


이경덕 / 신화연구가

(‘좋은생각’2007.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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